사건사고2008. 4. 22. 00:42
중 여대생 “티베트 지지” 시위에 대륙 발칵
<U>중앙일보</U>  기사전송 2008-04-21 01:40 | 최종수정 2008-04-21 08:55 

[중앙일보 유광종]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할 무렵인 지난 9일. 노스캐롤라이나의 명문 듀크대에서는 티베트 사태를 둘러싼 친·반 중국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티베트를 지지하는 쪽에서 걸어나온 이 대학 중국 유학생 왕첸위안(王千源·20·사진)이 천천히 중국 시위대 쪽으로 걸어가서는 티베트 인권과 자유를 강조했다. 그 이후 그에게 ‘민족 반역자’라는 비난과 ‘진정한 세계인’이라는 찬사가 동시에 쏟아지면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18일 보도했다.

그의 행동이 주목받은 이유는 다른 중국 유학생들과 달리 공개적으로 티베트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아는 중국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애국주의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선 민족 반역자로 낙인찍혔다. 관영 중국 중앙방송국(CCTV)은 그를 ‘가장 추악한 유학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크게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은 치열했다. 그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출신이란 사실과 그의 부모 이름, 본인의 주민증 번호와고교 때의 행적까지 낱낱이 인터넷상에 올려졌다. 그와 부모에 대한 각종 신상 위협 글까지 띄워졌다. 부모 집에는 인분이 뿌려지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이 그를 취재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중국어 뉴스 포털인 둬웨이(多維)에서는 중국인 간의 찬반 논란으로 번졌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간결하다. “나는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 단지 이성적인 민족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중국인에게 설명하려는 것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네티즌의 공격에 무릎 꿇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이성적인 방식, 홍위병식 욕설, 폭력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진정한 애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ㄹㅇㄴㄴㅇㄻ